<제임스의 경제 칼럼 243>

2023.02.27

집 안방에 코끼리가 한 마리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위험하고 불편하겠습니까? 그런데 이를 아무도 못 본 척하고 그냥 지나친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요? 필연적으로 가족들이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처럼 위험을 인지하고서도 그것을 발설할 경우 본인이나 조직에게 닥칠 위기 때문에 쉬쉬하고 넘어가는 행태를 ‘방 안의 코끼리’라고 합니다.

지난 주말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국가수사본부 본부장이 임명 하루만에 아들의 ‘학교 폭력과 사후 부적절한 대처’ 관련으로 자진사퇴 하였습니다. 애초에 경찰 조직을 특수통 검사 출신이 맡는 것에 대한 경찰 내부의 불만과 야당의 비판이 거셌으나 허술한 아니면 의도적인 부실 인사 검증으로 밀어부친 결과입니다. 이미 5년 전 공중파를 통해 문제가 보도된 사실을 검증 과정에서 외면했거나 국민을 우습게 알고 대충 뭉개려 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인사 검증의 책임이 있는 법무부는 사과 한마디 않고, 실무적인 작업만을 담당한 경찰이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법무부 책임론을 감싸는 모양새입니다.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왔는데 뭐가 무서운지 누가 무서운 건지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왕조 시대 ‘역린(逆鱗,거꾸로 난 비늘)‘같은 코메디가 2023년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오면 우선 가족들을 피신시키고 큰 소리로 주변에 알리고, 119 부르고 밖으로 몰아내야 합니다.

우리의 시민정신은, 공직자 윤리는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