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빈곤율과 연금 개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즉 노인빈곤율은 노인 인구 가운데 중위소득의 50%(상대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입니다. 한국은 38개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38.9%로 가장 높습니다. 참고로 2019년 기준OECD 평균 노인빈곤율은 13.5%였습니다.

비례하여 노인 자살률 역시 OECD에서 가장 높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 가운데 70대 자살률은 43.2, 80대 이상 67.4를 기록하며 OECD 평균인 16.4, 21.5 비해서 두 배 이상 월등히 높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아 부양을 않는 것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이고 다음으로는 국민연금의 출범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늦었기 때문으로 진단합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를 탓할 수도, 부양을 강제화할 수도 없어 결국은 국가가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이라는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그리고 사학연금을 받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의 유일한 노후 대책이자 노인 빈곤을 해소할 수단이 바로 국민연금입니다. 하지만 이 국민연금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민연금은 1988년에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시작하였고 18세 이상 전 국민 의무 가입은 2006년에야 도입되었습니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1889년에 세계 최초로 사회 보장성 연금이 도입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연금 역사가 짧은 탓에 1950년대 초반 이전 출생한 노인들은 국민연금 혜택을 받기가 어렵고, 설사 받는다 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라 빈곤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또 한 현재처럼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0%(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라는 연금 구조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는 국민연금이 전액 고갈됩니다. 즉, 2033년부터는 수급개시 연령을 만65세로 변경한 탓에 19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옵니다.

우리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1차 연금 개혁 이후 25년째 9%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OECD 평균인 18.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수차례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 중이며 대략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5% 선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오후 3시부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연금특위)의 여야 간사단과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연금 개혁 초안 보고서를 놓고 논의를 이어간다니 잘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