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경제 칼럼 226>

2023.02.01

흔들리는 부동산불패신화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미분양 주택 가구는 총 6만 8천여 세대로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인 2009년 3월의 16만 6천 가구 이후로 가장 많은 미분양 가구 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때보다 더 심각한 것은 준공 후 미분양 가구가 2022년 12월 기준으로 무려 7천 5백여 가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5.7%나 증가하였고 이 비율은 올해 들어서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또 한 아파트매매가격 역시 IMF 이래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3.43%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IMF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의 –13.56% 이후 가장 큰 하락입니다.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 역시 각각 –5.92%와 -5.95%로 정해졌으며 이들 공시가격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하락 폭에 있어서는 표준지 기준으로는 IMF 외환 위기 당시인 1997년의 -9.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이며 표준주택의 경우 2005년 조사 이래 최대 하락 폭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주택시장 붕괴가 가져올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자 지난 1월 몇 가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규제 지역 일부 해지, 전매 제한 및 거주의무 개선, 중도금 보증 제한 폐지‘가 골자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던,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개발 단지로 알려진 둔촌 주공아파트의 실질적인 정상 계약률이 70% 내외이거나 하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30일에는 대구광역시에서 내놓은 미분양 대책이 지역 건설 관련 업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까지 3백 세대 이상 신규 주택건설사업 계획의 승인을 전면 보류하고 기존에 승인된 주택 건설사업지 역시 분양 시기를 조절하도록 하거나 후분양으로의 전환 혹은 임대주택 전환 등을 유도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대책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할 경우 그 혼란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경기와 고용이 살아나고 주요국들이 기준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지 않는 등 여러장미 빛 전망이 해외에서 들려오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금이 2023년 들어 급증하는 등 우리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 보다 더 커지는 상황에서 부동산이 거품이 꺼지며 장기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일본의 30년 장기 불황은 환율 방어 실패와 주식 및 자본 시장 붕괴 방치, 과도한 부동산 투자와 그로 인한 거품 등을 선제적으로 방어하지 못한 지도층의 무능에서 생겨났습니다.

우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임금인상 없는 30년’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입니다.